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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쉼터 > 교단일기

Date     2009년11년09일
Weather       :: 맑음 ::
Subject     [Teddy의좌충우돌 사랑나누기] 그만하고싶다!      by :: ::

정말 그만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능력도 되지도 않고
아는 것도 없고
열정은 온데간데 없고
타성에 젖어 노력하지 않고
그저 아침에 겨우 출근하고
수업은 대충 한시간 한시간 떼우고
애들이 듣던지 말던지 관심없고
 
내 자신에게도 자신도 없고
이젠 정말 그만하고 싶습니다.
 
교단을 오랜 세월 동안 지켜오신 선생님들께서는 코웃음 칠 수 있겠지만
정리도 안 되고 세워둔 계획을 지키는 것은 언제나 공수표, 부도수표가 되어 버리고
도무지 되는 것이 없습니다.
 
그런 제가 누구를 가르칠 수 있습니까?
고등학교 1학년 저희반 귀여운 여학생이 한 명 있습니다.
나쁘게 들으면 코맹맹이 소리이지만 예쁘게 본다면 애교가 철철 넘치는 아이이지요. 
        
이 아이가 받은 벌점은 무려 106점입니다. 제가 준 상점 준 7점이 아니었다면 학교 교칙에 상벌점 함계가 100점이면 퇴학이라고 되어있으니 그대로라면 권고 전학이나 퇴학감인 아이입니다. 큰 사고를 치거나 하는 그런 아이는 아닙니다.
 
그저 학교가 다니기 싫어 친구들과 노는 것만 좋아하고 담배도 피고 화장 안 하고 못 배길 뿐이죠.
저는 이 아이를 ’만정’이라 부릅니다. 오만정이 떨어진다는 의미이다라고 이야기했지만 제가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는 표시라는 것을 아이도 알고 있습니다.
 
이 아이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말입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수업시간에는 엎드려 자거나 그것도 싫으면 학교 밖 벤치에 가서 한시간 보내고 들어옵니다. 청소같은 봉사활동은 시키려던 제가 잘못을 인정하고 ’청소면제 만정’이라는 이상한 청소구역까지 만들어 줄 지경입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어떤 남자분과 그 남자분의 아이와 네 식구를 이뤄 한동안 살았는데 올해 봄에 어머니는 만정이 때문에 자신의 삶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만정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병원도 데려가고 상담도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만정이의 어머니는 지금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닙니다. 아마 계속되는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안 날 수 없는 상황이겠지요. 그렇지만 만정이는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살아갑니다.
 
오늘도 만정이는 학생부장님께 걸렸습니다. 매점 앞에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와 함께 3학년 오빠에게 담배 구걸을 하다가 걸렸습니다. 만정이는 흡연, 음주, 폭행 등으로 내년 3월까지 학교내 징계가 내려진 상황인데도 이 지경입니다.
 
저는 이 아이를 끌어안기를 포기했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학교도 학생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런 식이면 넌 자퇴밖에 할 게 없다." 담임으로서 해야될 말도 아니고, 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했습니다. 제가 그릇이 작아 이 정도 밖에 안 됩니다.
 
이렇게 교단에 있는 것은 죄를 짓는 것입니다.

출처 : 교컴 -eddy(teddy321)


Date : 2009-11-20 10:55:31    Read : 1389 
 
바위솔(baweesol) (59.25.***.123) 2009/11/09 23:52
테디 선생님! 선생님의 답답함이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자기존중감, 타인과의 신뢰 라는 인간적 덕목이 내면화될 기회를 읽어버린(아니면 박탈당했는지) 학생들 앞에 설 때는 정말 막막한 합니다. 교직에 몸 담고 1년을 제외하고는 중고등학교 담임을 해왔지만, 저도 선생님에게 조언할 처지도, 또는 이런 효과적인 성공 사례가 있다고 말할 자격도 없습니다. 아아 그래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참 어렵겠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만정이를 받아들이고, 잘못하면 처벌하고, 혹시 이런 것은 요.... 담임과 같이 10분 20분이라도 둘이 벤치에 아서 시간을 보내는 벌은요... 상대방과 세상에 대해 미운 것, 싫은 것을 서로 있는대로 다 써보고 함께 말해 보기 같은 것은요.... 어쨌든 마지막까지 (순간 화나면 화내고, 다시 삭이고는) 만정이의 눈을 보고 만났으면 합니다. 자기 나름의 삶의 방식을 이어가는 만정이를..... 그 아이가 자퇴를 할 수도, 소년원에 갈 지도 모르지만, 같이 하는 동안... 아이에게 다가가야 하는 것이 교사의 운명인 것 같습니다. 테디 생님의 고통을 짜 내면 떨어지는 따스한 물 몇 방울 같이 받아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2009-11-20 10:56:16 
 
zeus(zeus76) (211.245.***.97) 2009/11/09 23:57
테디샘의 일기가 보고 싶어 늦은밤 로그인을 했더니...헉...

선생님의 그 마음이 제목 그대로 느껴집니다.

비록 저도 교단을 떠나있지만, 결국에는 만정이 같은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려는 뜻을 갖고 있기에 더욱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도 더 크게 느껴집니다.

테디샘... 테디샘의 이전의 그 에너지 넘치는 일기장을 다시금 보시고

힘을 냈으면 합니다. 만정이도 소중하고 테디샘도 소중하니까요.
2009-11-20 10:56:52 
 
벤자민(mh52kim) (124.138.***.2) 2009/11/10 08:21
선생님... 그 타는 속을 누가 알까요... 제 책상 책꽂이에는 지금도 테디 선생님이 만드신 '학급신문'이 칼라 프린터로 출력되어 꽂혀 있습니다. 내년에는 나도 이런 신문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봐야지...이런 마음을 담아 잘 보이는 곳에 꽂아 두었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2009-11-20 10:57:05 
 
꿈꾸는 섬(kartlee) (125.244.***.130) 2009/11/10 11:41
그래요. 선생님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그냥...좀....기다려보는것은 어떨까요? 조금 무기력하게 느껴지기는 하겠지만, 어떨때는 우리가 너무 성급하게 아이들을 다그친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그러다가 늦어서 후회하기도 하지만요. 저도 얼마전에 우리반 아이를 이곳에서 적응시키지 못하고 다시 보내고 말았거든요. 그래도... 아이가 잘 살아가리라고 믿어주는일 밖에 못하지만요...선생님 힘내세요!!!
2009-11-20 10:57:14 
 
나(nadu003) (116.37.***.62) 2009/11/10 12:48
선생님. 여유를 가지세요. 그러면서 학생의 입장에도 서서 생각해보시고. 벌써 해보셨겠죠.
다시 한 번 여유를 가지고 힘내세요...
2009-11-20 10:57:24 
 
바람(windpia) (211.43.***.50) 2009/11/10 13:01
테디샘.. 정말 그럴 때는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되고 그래서 더욱 괴롭고 그렇겠네요. 그게 참... 아이들이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때로은 어찌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만나게 되죠.
저도 그런 아이를 만나서 작년에 결국은 자퇴를 시키고 말았어요.. ㅠㅠ... 아직도 그 아이의 무기력한 얼굴이 떠오르면 자문해 봅니다. 정말 자퇴 외에는 방법이 없었을까..라고...
하지만 그 아이도 사람이고, 사람에게 가장 큰 것은 자기 의지이기에 스스로 해답을 찾기 전에는 어쩔 수가 없지요...
어쩌면 지금 그 아이는 그렇게 학교를 떠나거나 먼 길을 돌아야 할지 몰라요. 하지만.. 그 아이의 인생 전체를 보면 지금 이 시기는 지나가는 시절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까지 선생님이 보여준 그 마음만을 아이가 혹시 언제가 기억해주길 바라며 때가 되면 보내는 수밖에요...
사실 도저히 어찌 할 수 없을 때, 제가 저를 위안하는 말이랍니다...
그러고도 사실 이게 정말 맞는 것일까..라고 의구심을 가지면서 말이죠...
2009-11-20 10:57:34 
 
다리미(ksjphj) (125.241.***.146) 2009/11/10 13:55
오랜만에 테디샘의 글인데 그동안 많이 힘드셧겠네요. 사실 대다수의 별 무리 없이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들은 우리 교사들의 존재 가치를 못 느끼게 합니다. 오히려 절실하게 교사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가 만정이 같은 아이가 아닐까요? 그 아이는 정말 아무것도 의지가 없는 걸까요?
바위솔선생님의 말씀처럼 조금 더 여유를 가져 보심이...그리고 스스로 자책마시고 힘내세요.
최선을 다한 다음엔 만정이의 의지에 맡길뿐이죠.
2009-11-20 10:57:45 
 
도전하자(ehwjs2000) (59.7.***.38) 2009/11/14 20:11
테디샘!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괴로워도, 힘들어도, 그만두고 싶어도 버. 티. 고. 나면 다 지나갑니다!!! 힘내세요! 화이팅!
2009-11-20 10:57:57 
 
교컴지기(webtutor) (124.3.***.131) 2009/11/16 16:09
고생하십니다...
앞으로도 만정이같은, 어쩌면 더 한 학생들을 만나게 되시겠죠?
교사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말들이 이럴 땐 참 가혹하군요.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 교컴에서 서로 고백하고 위로, 격려하면서
조금씩 치유해 나갈 수 있지요. 그것만해도 참 다행스런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예, 내 안에 갇혀서 외부와 전혀 교류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오로지 혼자
해결해가는 선생님들도 계시더만요...
2009-11-20 10:58:11 
 
Teddy(teddy321) (122.203.***.130) 2009/11/17 15:13
선생님들의 댓글에 힘을 얻습니다. 또한 우리 만정이가 며칠 새 조금 달라졌습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옆 학교 3학년이랑 사귀게 되었답니다. 이걸 긍정적으로 바라봐야하는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이나마 아이의 얼굴이 밝아졌으니까 축하해 줄 일이겠죠.
2009-11-20 10: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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